[뉴스기사][부산일보]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실제 공간을 가상 세계에 구현"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실제 공간을 가상 세계에 구현"

2024.04.22 17:41:50 탁경륜 기자



공연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공연장 좌석에 앉아 무대를 살펴볼 수 있다면?

공연 준비를 위한 무대의 상태, 면적, 시설정보 등을 현장답사 없이도 생생하게 알 수 있다면?


가상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하고 이를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러한 질문에 해법을 제시한다.

컨벤션 시설에 이어 국내에서 최초로 공연장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한 부산기업 ‘징검다리 커뮤니케이션’의 김덕은 대표를 만났다.


2017년 김 대표가 설립한 회사인 징검다리 커뮤니케이션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간을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업체다.

포털사이트에서 지도를 검색할 때 활용하는 ‘로드뷰’처럼 3D 기술을 적용해 건물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돕는다.

조선소에서 활용하는 3D 생산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으로 업계에 발을 들인 김 대표는 송도컨벤시아, 대전컨벤션센터 등 관광·MICE 산업에 활용되는 행사 공간을 복제하는 작업을 주로 진행했다. 호텔 연회장 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김 대표의 손을 거쳐 간 공간은 40곳에 이른다.


김 대표는 지난해 남구 문현동에 위치한 드림씨어터와 협업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장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서 관객은 온라인에서 공연장 투어를 진행하거나, 공연 예매 전에 미리 좌석에 앉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공연장의 경우 좌석 위치와 무대와의 거리 등에 따라 티켓 가격이 달라지는데 그동안은 좌석에 대한 정보를 입소문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관객이 원하는 좌석에 미리 앉아 본 뒤

티켓을 예매할 수 있게 돼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자의 입장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은 유용하다.


다른 지역에서 공연장을 찾는 팀들은 사전답사 없이 온라인을 통해 내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무대 설치에 필요한 치수 측정은 물론, 전원 단자, 오디오 단자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스태프용 식당, 분장실 등 무대 이외의 공간도 둘러보고 온라인상에서 화상회의를 열 수도 있다.


김 대표는 “드림씨어터와의 협업 이후 문화예술업계에서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아 지금까지 다양한 지역의 문화업계 종사자와

50여 차례 미팅을 진행했다”며 “최근 순천문화예술회관의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부터는 대구 오페라하우스 촬영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민회관을 포함한 다른 공연장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부산에 연고를 두고 지내 온 김 대표는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뒤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면서 매출 세계 1위라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부산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 회사 중 수출을 하는 회사가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평소 음악을 포함한 공연예술을 즐긴다는 김 대표는 문화예술계에도 IT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업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또 김 대표는 3D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전시를 돕는 가상 전시플랫폼 ‘걸어본’을 운영 중이다.

실제 갤러리를 3차원화해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년간 운영된 이 플랫폼에는 유명 사진 스튜디오 ‘시현하다’의 전시를 포함해 5200여 개의 전시가 진행됐다.

그는 “갤러리를 대관하기 어려운 아마추어 작가를 포함해 동호회, 관공서 등 다양한 분들이 전시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등 해외바이어와의 미팅을 통해 공연장 디지털 트윈 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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